소아당뇨 아이를 둔 부모라면, "운동을 시켜야 하는 건 알지만 어떻게, 얼마나, 무엇을?"이라는 고민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운동은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잘못하면 저혈당을 유발할 수 있어 두려움도 따릅니다. 이 글은 그런 부모님들을 위한 ‘운동 가이드맵’입니다. 아이의 몸과 마음을 동시에 지키기 위한 운동요법의 핵심을 하나씩 풀어드립니다.
“운동은 필수, 그러나 원칙이 먼저입니다” – 운동원칙
운동은 소아당뇨 치료의 중요한 축 중 하나입니다. 규칙적인 운동은 인슐린 민감성을 높이고,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며, 체중 관리와 성장 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당뇨 아이에게 운동은 그저 ‘뛰어놀게 하면 되는 일’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운동 전후 혈당 체크는 기본입니다. 공복 상태에서 운동하면 저혈당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식후 1~2시간이 가장 안전한 시간대입니다. 혈당이 70mg/dL 이하이거나 250mg/dL 이상이면 운동을 미루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인슐린 주사를 맞는 위치도 고려해야 합니다. 운동에 많이 사용하는 부위에 주사하면 흡수 속도가 빨라져 저혈당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주사 부위는 팔과 복부 등 운동과 무관한 부위로 조정해 주세요.
또한 운동은 짧고 꾸준하게, 아이가 즐겁게 해야 효과적입니다. 처음부터 1시간씩 시키기보단, 15~20분 가볍게 시작해 아이의 반응을 살피며 점차 늘려가는 방식이 좋습니다.
“엄마 아빠가 만들어주는 건강한 루틴” – 실천팁
아이 스스로 운동 습관을 들이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환경’을 먼저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 시작은 하루 30분, 함께 걷기로 충분합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후, 혹은 저녁 식사 후 30분쯤 가족 산책을 하면 운동 효과는 물론 아이와의 대화 시간도 자연스럽게 생깁니다. 이때 혈당계와 응급용 간식(사탕, 과일주스 등)을 휴대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운동 영상이나, 키즈 요가, 키즈 댄스 챌린지 등을 활용해 ‘운동이 재미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세요. “오늘은 어떤 운동할까?”라는 대화를 통해 아이가 선택권을 가지게 하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매일의 운동을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달력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간단한 ‘운동일기’를 쓰면서, 스스로에 대한 성취감을 쌓을 수 있게 해주세요.
“운동보다 더 중요한 건 감정 관리입니다” – 감정 케어
운동요법에서 종종 놓치는 부분이 바로 아이의 감정입니다. “나는 왜 매일 운동해야 해?”, “왜 나만 혈당을 재야 해?”라는 생각이 아이 마음속에 쌓이면, 운동을 ‘벌’처럼 느끼게 되기 쉽습니다. 따라서 운동을 시키기 전에, 아이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넌 이 병이 있어도 충분히 잘 해내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순간, 아이는 자기 자신을 긍정하게 됩니다. 또한 “너는 강하니까 운동해”가 아니라 “운동하면 네 몸이 더 가뿐해질 거야”라는 식의 설명은 훨씬 따뜻하고 아이 입장에서 수용됩니다.
어떤 날은 힘들다고 투정부릴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다그치기보다 “오늘은 쉬어가자”라고 말하며 아이의 속도를 존중해 주세요. 그리고 회복된 날 다시 가볍게 시작하면 됩니다.
아이에게 운동은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자기 몸과 마음을 돌보는 연습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는 스스로를 지키는 힘을 배우고, 부모와의 유대감도 깊어집니다.
운동은 소아당뇨 치료의 ‘선택’이 아니라 ‘기본’입니다. 하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아이마다 상태도 다르고, 감정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정확한 정보 위에 아이의 감정과 속도를 존중하는 따뜻한 실천입니다.